[신문]"경찰서내 신앙공동체 반드시 필요"
경찰사목위원회 | 2000-10-15 | 조회 1613
평화신문 598 호
발행일 : 2000-10-15
경찰들의 대희년 앞두고 만나 본 서울 서부서 홍태옥 수사과장
“아무리 좋은 장작도 여러 개를 한데 모아 놓아야 활활 타오릅니다.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하기 힘든 신자 경찰관들에게 직장내의 신앙공동체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서울 서부경찰서 홍태옥(48·브리짓다)수사과장. 올 2월 현직에 부임한 그는 한국 경찰사상 최초의, 그리고 유일한 여성 수사과장이다. 민생치안의 최전선에서 1년 365일 매일 출근하다시피 바쁜 그는 또한 지난 95년 송파경찰서와 98년 서울지방경찰청 가톨릭 교우회를 만든 장본인.
그는 “최근 경찰사목 전담사제가 임명된 것은 개신교나 불교에 비해 턱없이 늦긴 했지만 경찰교우회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더없이 다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불규칙하고 바쁜 생활이 일상화되어 있는 경찰들에게 정상적인 주일미사 참례와 신앙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경찰은 한마디로 방치된 신앙의 사각지대인 셈이죠.”
초등학교 때 세례를 받은 홍 과장은 지난 88년 가톨릭 교리신학원을 졸업했고, 또 현재 프란치스꼬 재속회원일만큼 남다른 신앙열정을 지녔다. 요즘도 매일 새벽미사에 참례한다는 그가 경찰교우회 결성에 발벗고 나선 이유는 신자 경찰관들의 소극적인 신앙생활이 너무 안타까웠기 때문이었다.
“교우회가 활성화된 개신교 신자들은 휴식시간에도 성서를 읽는데 반해 가톨릭 신자들은 잡지만 뒤적이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가뜩이나 주일미사 참례도 힘든 상황에서 자칫하다가는 신앙과 담을 쌓을 것 같더군요.”
경찰서에서 가톨릭 교우회를 만드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교구 차원의 지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오랫동안 신앙을 멀리하고 있던 신자들 또한 좀체 나서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홍 과장의 헌신적인 노력 끝에 송파경찰서와 서울지방경찰청에 교우회가 설립됐고, 이 교우회들은 현재 경찰사목의 든든한 기초가 되고 있다.
“범죄자를 주로 대하는 업무 특성상 경찰이 하느님의 사랑을 가슴에 품고 일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는 결과가 엄청나게 다릅니다. 신자 경찰들을 하느님의 품안에 감싸는 교우회의 필요성이 여기에 있습니다.”
28년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해 쉽게 오를 수 없는 오늘의 자리에까지 이른 홍 과장. 그 과정에 온갖 우여곡절과 어려움이 많았을 터인데 “모두 하느님의 뜻에 맡기며 순종한 결과일 뿐”이라는 말과 웃음으로 그간의 사연을 대신했다.
그는 오랜 경찰생활에서 쌓이는 스트레스를 새벽미사에서 다 날려버린다고 한다. 그래서 늘 충만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출근한다는 그의 환한 웃음은 바로 경찰교우회의 밝은 앞날인 듯 했다.【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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