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행복테라피의 아름다운 사연 - 이혜영, 박찬광 (2011.11.18)
경찰사목위원회 | 2011-11-18 | 조회 1385
<대원과의 작별>
따르르릉~ 경비계장님의 전화가 울립니다. 다른 경찰서를 가기위해 운전 중 이라하니 운전대를 놓고 통화를 하자고 하시기에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경찰서에 도착 후 여경휴게실에서 받은 통보는 그야말로 날벼락이었습니다.
방순대 대장을 맡아 보신분이라 제가 충격 받을까봐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십니다. 놀라지 마십시요! 어제외박나간 대원이 모텔에서 자살을 했다합니다.
누구냐 물으니 000라고 합니다. ....정신없이 테라피를 마치고 개신교신자인 그 대원을 위해 기도하며 직원들과의 월례미사 준비를 하였습니다. 내일이 발인인데다 아직 조사 중이라며 언급을 삼가 주시라는 말씀도 있고 대원들이 미사에 참여하다보니 신부님께 어떻게 말씀을 드릴수도 없었기에 누구하고도 말도 못하며 쓰린 가슴으로 미사를 마치고 대원들과 교리를 하였습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귀중한 생명, 신앙의 필요성, 성모님 등. 교리를 하며 울고 있는 선교사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하는 대원들이었지만 개신교인데 천주교로 오겠다고 약속하는 대원이 있기에 저의 마음을 위로하는 듯 하였습니다.
불쌍한 어린아이 같은 대원이 하느님 품에 안겨 행복할 수 있길 기도하며 정신없이 전.의경 어머님들과 경찰병원으로 조문을 갔습니다. 경찰병원 영안실에 잠든 대원이 영정 사진 속에서 “그동안 너무너무 고마웠습니다. 선생님! 그리고 정말 죄송합니다.” 하며 인사하는 모습으로 다가와 저의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별거중인 부모님도 아들의 죽음 앞에 누나와 함께 다 모여계시더군요. 아들을 통해 더 행복한 가정 이루시길 기도합니다. 어머니가 다니는 부산 교회목사님과 신도들이 들어오는 것을 보며 조금은 편안한마음으로 작별하며 나올 수 있었습니다.
<불행을 극복하면 행복이 됩니다.>
어제는 오랜만에 비가 오더니 오늘은 으스스한 가을 날씨입니다. 30분전에 베아따 선교사님과 경신실에서 준비물을 챙긴 후, 시작기도를 바치고 유치장에 기증할 서적을 들고 지정된 시간에 맞춰 유치관리계장님께 인사하니 반갑게 맞아 주십니다.
유치관리관님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실하여, 둘러보니 16세 아이 둘이 가운데 방을 건너 양쪽 방에 하나씩 누워있습니다. 천주교에서 차랑 간식을 가지고 왔다며 조용히 깨우니 일어나 앉기는 하네요. 둘 다 개신교 신자라 하는데, 그 중 한 아이는 부모가 이혼을 했다고 합니다.
조용한 음악을 틀고 커피와 간식을 나누며 우리를 소개하고, 멘트는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배도이야기’를 선택하였습니다. 9살에 고아가 되어 자기 이름도 못 쓰는 징기스칸의 대제국 건설, 오른 발이 없는 장애아가 전 미국 대학 레스링 대회에서 우승, 시각장애인의 사막 마라톤 등 불행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사례를 이야기 하며, 아이들도 자신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행복하고 보람된 삶을 살도록 노력하자고 전했습니다.
두 아이를 베아따님과 나누어 개별 면담을 했는데, 가슴이 떨려 별 말을 하지 못하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재학중에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다가, 이번에는 술에 취해 정신을 잃고 길에 쓰러져 있는 사람의 주머니를 뒤져 자기들의 용돈으로 썼다고 합니다. 5명이 함께 했는데 3명은 다른 경찰서로 갔다고 하며 오늘 결판이 난다고 하네요.
부모의 잘못으로 아이들이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 마음이 아려 위로의 말 몇 마디 해 주고, 손을 잡고 함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 하고나서 아이들을 바라보니, 얼굴 모습이 조금은 달라지는 것 같았지만, 우리의 힘으로 어찌할 수가 없어 경신실에 올라와 마침기도와 함께 아이들을 위해 기도를 하며 오늘의 활동을 마무리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