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기동본부-이미영선교사, 노원-성용무선교사(09.7.13)
경찰사목위원회 | 2009-07-15 | 조회 1442
< 첫 번째 사연 : 즐거운 고통이여~! >
오늘 전 중대가 부대정비 및 출동대기입니다.
아침부터 훈련에 목욕에 외출까지 있어서 바쁘고 부산하지만
어떻게든 교리는 해야겠다 싶어서
세 시간으로 나눠서 오전, 낮, 저녁 교리를 하니
하루 종일 기동단에서 보내게 됐네요.
그간 고참들 견진 시키느라 신병들을 많이 돌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이경들 위주로 모이라고 했더니 어찌나 떠들고 집중이 안 되는지...
제 목소리도 점점 더 커집니다.
몸도 힘들고 목도 아프고 해서 저녁 교리 마칠 때쯤에는 녹초가 됐습니다.
그런데 저녁교리를 마치고 11중대 막내신자가
마무리 경신실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가져가면서 하는 말~
"선생님, 정말 선생님은 좋은 일 하시네요. 저도 축복받고 싶고 좋은 일 하고 싶어요" 하면서 자기를 위해 축복기도를 해 달라고 진지하게 부탁합니다.
그 순간 힘들었던 건 다 잊고 정신이 번쩍 들면서
주보에서 봤던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고통은 사람을 만들고, 편안함은 괴물을 만든다고, 즐거운 고통이여~!”
하는 글이 있었거든요.
우리 대원들이 군생활 하면서 어려움을 통해 철이 들어가는 걸 보니
오늘 제 몸이 힘든 게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하루였습니다.
- 대원의 태도가 아주 흐뭇한데요. 군생활 하면서 철드는 대원들 참 많죠?
- 이런 사연을 접할 때마다 봉사자들의 역할이 참 크다는 게 느껴집니다. 힘들어도 이렇게 끝까지 웃으면서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 이렇게 전/의경 대원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많은 선교사와 봉사자들을 위한 중간점검이랄까, 힘내시도록 응원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따로 마련돼 있나요?
< 두 번째 사연 : 자식을 키우면 철이 듭니다. >
경찰서에 도착하면서 주님께 청합니다.
오늘도 유치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기를...
수사지원팀에 들어서니 팀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네요.
유치인 일곱 분이 방마다 나눠서 계십니다.
간식과 유인물을 나눠드렸더니 여자분은 전부 거절하시고,
남자분들도 대답은 없으시지만 다행히 받으십니다.
먼저 남자분들에게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해드렸습니다.
생명의 소중함과 삶의 아름다움을 얘기하고 개인 면담을 시작했더니
다들 쏟아놓는 이야기들이 구구절절합니다.
그중에서도 술 때문에 문제가 된 형제님을 보면서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술을 과하게 마시고 술집 주인과 경찰에게 험하게 굴었다는데,
그동안 벌써 전과가 있어서 이번에도 1년쯤 옥살이를 해야겠다고 하시네요.
이제 중학교에 들어간 딸아이가 아빠와 지내니 좋아했는데
다시 생이별하는 걸 어떻게 말하냐고 눈물을 글썽거립니다.
딸아이 생각해서라도 이번엔 꼭 술도 끊고, 신앙생활도 하고,
모범적인 아버지가 되시라고 했더니 결국 눈물이 쏟아집니다.
아무리 세상에서 모질게 살아도 자식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다더니
어딜 봐도 우직한 사나이가 이렇게 눈물을 흘리시네요.
부디 이분 마음에도 평화가 찾아오고,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새 사람으로 살아가시길 간절히 기도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