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1기동단-이미영선교사, 동대문-김영숙선교사(09.6.22)
경찰사목위원회 | 2009-06-22 | 조회 1571
[ 행복 테라피 ② - 아름다운 사연 ]
< 첫 번째 사연 : 말 많고 탈 많아도 사랑스러운 우리 대원들 >
토요일 회합이 끝나고 1기동단에 들러봅니다.
사건이 있어서 분위기가 쳐진 11중대를 찾아 정문을 들어서는 데,
1단 전경반장이 차 한 잔 드시고 가라고 손짓을 합니다.
요즘엔 왜 이리 1기동단에 안 오냐고 두 전경반장이 호들갑스럽게 환영하네요.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1주일에 한번이라도 꼭 와서
차도 마시고 격려도 좀 해달라고 말씀하시는데
그동안 자주 못 찾아갔던 게 자꾸 미안해집니다.
게다가 반창고를 큰 박스로 주시길래 경신실에 오는 대원들 주면 좋겠다 싶어 얼른 받아들고 나오니 고마워서 자꾸 뒤돌아보게 되네요.
오후에는 대형사고를 친 포르피리오를 상담했습니다.
첫 휴가라고 들떠서 나가더니 사기를 당하는 통에
할아버지가 대출받아서 천만원이나 물어준 데다가
다음 주부터는 영창에 가게 생겼으니 암담한 심정이겠지요.
그러면서도 자기는 11중대에 꼭 남고 싶다고 아이같이 굴어 기가 막힙니다.
그래도 우리 포르피리오를 보면 혼내기보다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이혼해서 할아버지 밑에서 자랐으니
마음고생도 많았을 테고, 달콤한 사기꾼의 말에 혹할 수밖에요.
자꾸 마음이 쓰여서 긴 시간 상담하고 같이 기도하고 격려해 줬습니다.
유치장 들어가면 면회 꼭 오라는 말에 두 번 세 번 약속을 했습니다.
이렇게 탈 많은 대원들을 보면 마음이 자꾸 더 기우는 걸 보니
우릴 보시는 하느님 마음이 이럴까 싶어서 한 번 더 기도하게 됩니다.
주님, 포르피리오가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살게 이끌어주세요. 아멘
- 선교사님들을 기다리는 분이 정말 많은 것 같아요. 경찰사목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선교사님들은 보통 한 분이 몇 군데를 담당하고 계신가요?
- 사고를 낸 대원 얘기가 있는데, 다들 아직 어리다보니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죠?
- 영창에 간다고 표현했는데, 군복무 중에 사법처리 되면 다른 재소자들과 마찬가지로 선교사님의 면회나 위문이 허용되나요?
[ 행복 테라피 ③ - 아름다운 사연 ]
< 두 번째 사연 : 유치장 안의 일상 >
오늘은 유치인이 좀 많은 날이었다.
한 여자유치인은 개어놓은 이불위에 걸터앉아
머리를 무릎사이에 묻은 채 앉아있었다.
이 상황이 혼란스럽고 난감해서 어쩔 줄을 모르는 것 같았다.
유치장에서 만나는 많은 유치인이 저런 모습이었던 걸 생각하면
아마 이제 막 들어온 게 아닐까 싶었다.
앞으로 얼마나 이곳에서 지낼지 몰라도 하루빨리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지은 죄가 있다면 모두 회개하고 새 사람이 되길 빌어본다.
그 옆에 있는 또 한명의 여자유치인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3억이나 되는 횡령 사건에 연루되어 들어 왔지만
자신은 10원도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면서 담담한 표정이다.
가족들도 찾아와서 걱정하지 말라며 변호사 준비 중이라고 하니 다행이다.
10대 청소년도 두 명이 있었다.
한명은 부모님이 다녀가셨다고 하고,
다른 한명은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쓰고 누워 있었다.
옆에 있는 유치인들 말이 무서워서 그러는 거라고 한다.
청소년이 이런 곳에 있으니 그럴 법도 하다.
보는 나도 마음이 짠한데 본인은 오죽할까?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바로 이런 게 유치장 안의 일상이라는 사실이
한층 더 크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늘 그랬던 것처럼 나오면서 기도를 드린다.
부디 이 사람들이 얼른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