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2월호>땅끝까지
우선 본인 소개부터 해 주시겠어요?
- 저는 20대 초반에 세례를 받았고요, 대학을 졸업한 후 10년 직장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장생활을 접고 가톨릭교리신학원에 입학했습니다. 신학원을 졸업할 즈음 경찰사목이 세워져 선배의 추천으로 줄곧 이 분야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자원봉사를 9년째 하고 있는 것이지요. 또 봉사를 위해 표현예술상담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젊은이들의 부대 적응에 도움이 되는 H.A.T.프로그램을 관리하며 선교사 활동도하고 있습니다. 전에는 선교사로서 시골 공소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이곳의 젊은 대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대원들이 모두 자식처럼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워서 제가 힘닿는 데까지 봉사하고 싶습니다.
경찰사목위 대상인 전.의경 대원들은 누구인가요?
- 전경은 국방부 소속인 현역 입영자 중에서 행정자치부 소속의 경찰기관으로 차출된 전투경찰이고, 의경은 군 입대 자원자 중에서 공개경쟁 시험으로 선발되어 치안 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전투경찰입니다. 일반 정규군과는 다른 상황에서 근무하는 전.의경 대원들은 준군사조직의 일원으로 경찰 업무를 보조하면서 국내 치안 유지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여기 동대문 기동부대에는 의경들이 1,400명 정도 있는데, 거의 20~21세의 젊은이들이 대부분 대학교 1,2학년을 재학하다가 입대했지요. 아시다시피 요즘 한 가정에 자녀가 1~2명뿐이기 때문에 대원 한사람 한 사람 모두 귀한 자식들입니다. 입대하면 6주간의 군 훈련을 거친 다음에 경찰서나 기동본부에 배치되는데, 이곳에 와서도 다시 1주간 신병훈련을 받고 적응하게 되지요. 대원들은 여기서 숙식하면서 보통 8시간 근무를 하고 훈련도 받고 일요일에는 외출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에도 갑작스런 출동 명령에 임해야 하기 때문에 늘 대기 중에 있고, 근무 시간대도 수시로 변경됩니다. 그래서 불규칙한 일정으로 긴장해 있다 보니 대원들의 스트레스가 많은 편이고 심리적으로 불안, 초조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그래도 지금은 예전과 달리 개별 침상이 있어서 자신만의 개인 영역이 있는 셈이지요. 한창 혈기 왕성하게 자유롭게 생활하던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일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은데 조직 안에서 단체 생활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인생의 중요한 청년기를 군대에서 보내면서 대원들이 조직 생활에서 새로운 삶의 방법을 익히고 있다고 봅니다.
경찰사목위원회에서 전.의경 사목은 어떻게 운영하나요?
-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서 천주교 종교 교육과 H.A.T.교육이 있습니다. H.A.T.교육은 전체 대원들이 참석하지만, 종교 교육은 선택한 사람들만 받습니다. 예전에는 젊은이들이 군복무 중에 잦은 구타와 가혹행위, 욕설로 자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군 생활자들을 대상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인성교육이 필요해졌지요. 그래서 경찰사목위원회에서는 전.의경을 대상으로 청년기의 자아 존중과 자살 방지 등 예방교육에 초점을 맞췄고, 탈리다쿰센터와 다솜예술치유연구소에서 군 생활 적응력 향상을 위한 H.A.T.(Happy Art Therapy)프로그램을 도입해서 시작하였습니다. 서울지방경찰청에서도 H.A.T.프로그램이 인정되어 신입 대원과 일,이경 대원들이 이 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거의 제도화되었습니다.
H.A.T.는 전.의경을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 매체를 도구로 이용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삶의 행복감을 다시금 일깨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준것으로 부대 내에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 지난 6년간 많은 성과가 드러났고, 의학 논문과 세미나에서도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현재 H.A.T.는 서울지방경찰청 산하의 31개 경찰서와 5개 기동단은 물론이고, 경기경찰청, 인천경찰청까지 실시되고 있습니다. 또 보문동 노동사목회관에서는 당일 H.A.T.워크숍을 실시하여 벌써 103회기를 가졌고, H.A.T.콘서트를 각 경찰서나 기동단을 순회하며 17회 이상 실시하여 큰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경찰사목위원회에서는 탈리다쿰센터를 통해 국가 행사인 G20이 끝나는 11월 중순 동대문기동본부에서 2주 과정의 경찰직원 교육을 주관합니다. 전.의경의 고민과 사건을 각 부대에서 상담하는 인권상담관 14인을 대상으로 지도자 교육도 실시합니다.
경신실 안에 그림이 많이 붙어 있네요. H.A.T. 프로그램 진행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어요?
- 전에는 경신실과 H.A.T.실이 본관 건물 안에 별도로 있었는데, 지금은 많은 중대가 들어와서 자리를 양보하고, 여기 컨테이너로 경신실이 이동해서 같이 사용하고 있지요. 전문 강사의 지도 아래 동료들끼리 안마와 스트레칭으로 서서히 몸과 마음을 열고, 주제 프로그램인 율동, 그리기, 글짓기, 노래 등 활동을 통해 급기야는 활짝 웃으며 서로에게 기쁨을 줍니다. 이런 과정에서 그간 쌓인 스트레스는 없어지고,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는 법도 배우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게 됩니다. 처음 접해 본 대원들은 "군에 와서 이렇게 웃어본 것은 처음입니다. 군에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니 놀랍고, 어쩐지 군 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긍적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신병 대원들은 대부분 입시 위주로 공부만 했거나 컴퓨터 게임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대체로 기본 예의도 없고, 표현력도 적고, 개인주의와 이기주의에 젖어 있어요. 하지만 단체 조직 생활에서 오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어서즐겁고 행복하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들의 이름으로 삼행시를 짓게 하거나, 지금 또는 제대 후 제일 하고 싶은 것을 그리게 하거나,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를 쓰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자신들의 마음에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면서, 또 동료들의 표현으로 보면서 서로 깨닫고 배웁니다. 이런 것을 처음부터 잘 하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도와줍니다. 여기벽과 천장에 붙여 놓은 그림들과 삼행시를 보면 대원들의 마음을 그대로 읽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