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 4일 앞두고 가톨릭 입교…하느님 자녀로 새로운 삶 시작 "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 새 영세자 이두현씨
2월 2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거행된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위원장 강혁준 신부) 세례식에서 전ㆍ의경 대원과 경찰, 경찰가족 등 208명이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 태어났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아 새 삶을 시작한 새 영세자 이두현(엔다, 23)씨를 만났다.
'더 큰 사람이 되고 싶어서.'
제대를 일주일도 남기지 않고 세례를 받은 의경 이두현씨 입교 동기다. 보통은 신병시절 군생활이 힘들어 종교를 찾기 마련이지만 이씨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처음 자대배치를 받았을 때는 천주교에 대해 잘 몰랐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세례를 받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는 3인칭 관찰자 입장을 택했다. 처음엔 종교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랬던 그가 "종교를 갖는 게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한 것은 자신의 한계를 느끼면서부터였다.
"계급이 낮을 때는 몸이 힘들었고, 계급이 높아지니 마음이 힘들었어요. 제대가 다가올수록 제대 후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도 되고, 살아가면서 인간의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인간보다 더 큰 뭔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가 군에서 천주교를 접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경신실 이미영(리타) 선교사였다. 힘들 때마다 언제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던 이 선교사는 그에게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았다.
"다른 종교의 경우 행사를 할 때면 대원들이 '동원'되곤 했지만 천주교는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죠. 티를 내지 않아 잘 몰랐는데 주위에 제가 좋아하던 사람들이 알고 보니 천주교 신자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는 "믿음이 있는 사람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끼면서 입교를 결심했다. 처음엔 제대 후 인근 성당에서 제대로 절차를 밟아 입교할 계획이었지만, 제대하면 복학과 취업준비로 바빠 입교를 미루게 될까 봐 제대 직전 세례를 받았다.
이씨의 대부인 고등학교 선배는 "네가 드디어 사람이 됐구나"하며 농담섞인 축하를 건넸다. 보통은 선임이 대부를 서지만 선임이 없던 그는 영세 이틀 전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하고 있는 선배에게 부탁했다.
"세례를 받고 나니까 어떤 일을 결정할 때 주변 사람이 보기에 나은 선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더 멀리 내다보고 더 옳은 선택을 하게 됐어요. 위에서 지켜보시는 분이 계시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는 "지금껏 갈팡질팡하며 갈피를 잡지 못하고 생활한 것도 믿음이 없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아직 감이 잘 오지는 않지만 열심히 믿음을 키워갈 계획"이라고 했다.
4일 제대한 그는 요즘 영세 때 선물 받은 기도서를 손에서 놓지 않는다. 가장 즐겨하는 기도는 '부모를 위한 기도'다.
"앞으로 살면서 지금까지 겪은 것보다 더 큰 어려움이 많겠지요. 하지만 그때마다 더 크게 믿고, 열심히 기도하며 살려고요."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