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에 가톨릭교리신학원(교리교육학과 40회)을 졸업한 최인용(요한, 58)씨는 서울 혜화동 교리신학원 교리교육부 사무실로 매일 출근한다. 교리신학원 산하 교리교육부는 본당에서 예비신자 교리와 견진 교리, 피정 등 각종 교육을 요청할 경우 강사를 파견하는 일종의 평신도 선교사 교육팀. 교리교육부에서 활동하는 평신도 선교사 23명을 대표하는 최씨는 사무실에서 강의 교안을 다듬고 자료를 찾는 것은 물론 교리교육부 전체 교육 일정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일로 하루 해가 짧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씨는 현재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 지원분과 총회장이기도 하다. 2000년 10월 경찰사목이 태동할 당시 강혁준(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장) 신부와 인연으로 경찰사목에 발을 내딛은 최씨는 경찰사목이 지금과 같이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한 숨은 공로자다. 최씨는 경찰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에는 경찰청장 감사패를 받았다.
최씨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야말로 교리교육부와 경찰사목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교회 봉사가 돈을 받고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를 위한 일이니까 아무런 사심 없이 봉사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알아주는 이 없어도 묵묵히 헌신하는 자원 봉사자들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구교우 집안 출신인 부인의 성화에 못이겨 1981년 세례를 받은 최씨는 그다지 열심한 신자는 아니었다. 1997년 우연한 기회에 교리신학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그리스도교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어 이듬해 입학한 최씨에게 교리신학원 교육 2년은 하느님을 알고 참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는 귀중한 시간이 됐다. 하던 사업은 교리신학원에 입학하면서 모두 정리했다.
"교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 채 입학했습니다. 입학한 이상 성경이나 한 번 제대로 읽어보자는 마음으로 성경을 몇 차례 통독했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잘 몰라 지루했는데, 읽을수록 감이 잡히면서 맛이 들더라고요. 이후 제 인생은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180도 바뀌었습니다."
2000년 교리신학원을 졸업했지만 그동안 배운 지식을 활용할 기회가 없어 하느님께 불평도 많이 했다는 최씨. 하느님은 그런 최씨를 본당 예비신자 교리교사로 불렀고, 그해 발족한 교리신학원 교리교육부와 경찰사목 봉사에 뛰어들게 했다. 평신도 선교사로서 제 2의 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예비신자 교리를 오랫동안 해온 최씨는 "신앙의 맛을 모르는 예비신자들에게 죄의식이나 의무감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은 교육 방식"이라며 그리스도교는 무엇보다 기쁜 종교임을 알려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주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주일을 지키는 것이 왜 기쁜 일인지에 초점을 둬야 합니다. 주일을 지키지 않으면 죄를 짓는 것이라는 식의 설명은 예비신자들에게 부담감만 주게 되고, 세례를 받아도 금방 냉담하게 만듭니다."
최씨는 또 교구 차원에서 신자 교육 프로그램들을 체계화하고, 자칫 형식적이기 쉬운 견진교리를 좀더 생명력 있는 교육으로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평신도 선교사로서 마음껏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는 최씨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교리교육부와 경찰사목 봉사가 끝나면 본당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목에 봉사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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