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 선생님, 상담 좀 해 주세요. 부대 생활이 너무 힘들어요. 0기동대 0중대 0소대 이경(이병) 요셉.'
아침 8시가 조금 넘어서 이름 없는 문자 하나가 왔습니다. 바로 그 중대에 전화해 오늘 일정을 물으니, 지금은 훈련 중이고 오후 1시부터 상황(주로 시위진압)이 있답니다. 오전 월례회의 마치고 저녁 무렵에 가봐야지 하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런데 12시 40분이 되자 그 대원에게서 이번에는 음성 메시지가 왔습니다. 같은 내용에 목소리는 조금 급박해 보입니다. 여리디 여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상담을 요청해왔습니다. 하지만 비밀로 해달라며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이름은 밝히질 않았습니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채 급한 마음에 현재 출동 중인 중대를 찾아 나섰습니다. 한미 FTA 시위 진압이라는 큰 상황으로 기대마(일명 닭장차)가 두 겹, 세 겹으로 겹겹이 있어 그 대원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길이 없습니다.
급한 마음에 동료 선교사에게 도움을 청해 또다시 출동 현장을 찾아 가니 마침 이경들은 모두 첫 외박을 나갔다고 합니다. 이제야 상황 파악이 됐습니다. 이 친구가 외박 나갔다가 들어오기 싫어서 전화를 했나 봅니다. 하지만 이러다 안 들어오면 이건 더 큰 일인데….
애타게 주님께 도움을 청하며 다시 차를 돌려 중대로 향하는 길은 너무나 멀고 또 초조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저녁 7시. 경신실에서 무사히 모두 자기 자리를 찾아온 중대 대원들을 한 사람씩 차례차례 면담을 합니다. 그 중 한 대원이 자기가 문자와 음성 메시지를 보낸 요셉이라며 너무 들어오기 싫어서 그랬다고 그때서야 고백합니다.
오늘 하루 그 대원은 이른 아침부터 얼마나 많은 유혹을 이겨내느라 힘겨웠을까 생각하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눈물을 훔치며 무사히 돌아온 것이 너무나 고맙고 대견해 등을 다독여 주며 '그래, 내가 네 곁에 있어 줄게. 주님, 요셉을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는 이렇게 하느님의 사랑스런 아들 요셉을 찾았습니다. 힘없고 나약한 제가 요셉 곁에 있어 줬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되새기며 뒤늦게 부활성야 미사에 참례합니다.
참으로 우리 주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도다, 알렐루야!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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