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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신문]<서울주보> 빛과 소금 '한 손에 성경을, 다른 손에 간식을 들고'

경찰사목위원회 | 2005-10-17 | 조회 1655

<빛과 소금> 한 손에 성경을, 다른 손에 간식을 들고 “신부님! 대원들이 부대에서는 떠났다는데 아직 오지 않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지요?ꡓ 서울지방 경찰청 O기동대 전경들을 담당하는 선교사가 발을 동동 구르며 거의 울상을 짓고 있었습니다. 지난 9월 명동성당에서 열린 세례식, 서울대교구 산하 경찰서와 기동대에서 그 동안 교리공부를 하고 세례준비를 마친 전․의경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날도 큰 시위에 대비, 많은 전․의경들이 아침부터 현장에 출동 한다는 소식을 이미 들은 바 있어 ꡐ많은 대원들이 참석을 못하겠구나ꡑ 하는 안타까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세례식 시간은 다가오는데 여러 선교사들이 해당 경찰서 지휘관들에게 전화로 사정하는가 하면, 경찰서 사정으로 늦게 도착한 대원들이 선교사의 인솔 하에 부랴부랴 세례식장에 들어오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이 날 약 120명 정도의 전․의경들이 하느님의 아들로 새로 태어났습니다. 현재 한국 천주교회 내의 여러 분야에서 특수사목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경찰사목의 어려운 점은 주요 사목대상인 전․의경들의 잦은 출동과 근무로 고정된 시간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선교사들이 어렵게 시간을 내어 경찰서나 기동대를 찾아가도 전․의경 대원들을 만나지 못해 그냥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시위현장에 직접 가서 인근 컨테이너 박스나 전경 버스 안에서 틈새 시간을 활용하여 대원들과 만나기도 하는 등 정말 감동적인 상황이 수시로 연출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을 무릅쓰고 전․의경 젊은이들을 주님의 소중한 자녀로서 대하며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심어 주고 복음을 전파하는 선교사들의 모습은 초기교회 바오로 사도의 선교열정을 보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시위진압중에 다쳐 경찰병원에 입원중인 전․의경들을 찾아가 그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손을 잡고 같이 기도를 하는 장면은 하느님께서 큰 찬미를 받으시는 기도로 고백이 됩니다. 또한 잠깐의 실수와 잘못으로 쇠창살 안에 갇힌 유치인들에게 삶의 희망을 되살려 주고 복음을 전파하는 유치장 사목 선교사들의 활동은 또 다른 차원에서 많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쇠창살 사이로 그들의 손을 직접 잡고 간식을 주면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모습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느낌입니다. 대부분의 유치인들이 처음에는 무덤덤한 반응을 보이다가도 우리 선교사들과의 짧은 만남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찾고, 헤어질 때는 그들이 먼저 손을 흔드는 모습에서 우리 경찰사목의 보람을 찾기도 합니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하느님께 더욱 큰 영광이 된다는 믿음 하에 오직 주님의 종이며 도구로서 일한다는 영적 가치관을 가지고 약 70명의 선교사와 함께 경찰사목 공동체 안에서 주님의 뜻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진출해야 할 경찰서가 아직도 많고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은데 일할 선교사가 없어 마음이 애탈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ꡒ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없다ꡓ(마태 9,37)는 그리스도의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 기회에 뜻있는 많은 형제자매들이 경찰사목 현장에 동참해 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특별한 자격 제한은 없으며 오직 주님을 향한 열정만 있으면 됩니다. 이 외에도 전․의경들과 유치인들의 간식지원을 위한 후원자들의 도움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모두는 급변하고 있는 사회 변화에 대비하여 새로운 한국 천주교회의 미래를 개척해 나간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요망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 강혁준 아우구스티노 신부․사회사목부 경찰사목위원회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