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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신문][주님 가까이] 고3이 되는 사랑하는 딸에게

경찰사목위원회 | 2005-03-07 | 조회 1716

[주님가까이] 제141호 '귀기울여요'에 실린 글입니다. 고3이 되는 사랑하는 딸에게 신영숙(소피아) / 서울지방경찰청 경찰관   수능시험 부정 사건으로 사회가 술렁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지난해 일이 되었구나. 경찰관으로 그 사건을 대했던 엄마는 우리 사회가 학생들의 가치관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생각에, 또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나라의 입시제도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애를 써 온 많은 학생들의 노고가 물거품이 되는 것만 같은 안타까움에 가슴이 쓰라렸단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 딸이 고3이 되더구나. 우리 여진이가 좋은 대학에 갔으면 하고 바라던 때가 있던 엄마였기에 더없이 부끄러웠단다. 이런 사회 풍조를 만드는 데 한 몫을 한 건 아닌가 하고 말이야. 그때가 언제였던가? 네가 초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였나 보구나. 너를 어린 아이로 대하는 증조할머니께 "엄마는 직장에 다니시기 때문에 저는 혼자서도 잘해야 해요." 라고 또박또박 애기했다던 말을 전해듣고, 어린 네가 얼마나 기특했는지 모른단다. 그보다 좀 더 어릴 때는, 혼자 집에 있기 싫어 성당에 가는 오빠를 따라가 교리실밖에서 서성이며 놀다가 다시 오빠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온다며, 서로가 챙겨 주며 사이좋게 지낸다는 아주머니들의 칭찬도 끊이질 않았지. 너는 피곤한 엄마 앞에서 유치원에서 배운 율동과 노래를 하고, 피아노를 치며 집안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던 우리집 귀염둥이였단다. 그런데 벌써 대학생이 될, 아니 사회로 나설 준비를 할 만큼 자랐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감회가 새롭구나. 뭐든 야무지게 해내던 그 어린 딸이 이제는 어른이 다 되었다니 말이다. 지난해 수능시험 날, 퇴근한 엄마에게 '다음은 내 차례' 라며 조금은 풀이 죽은 모습을 보이던 너에게 무슨말을 해야 할지 몰라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게 하고 싶던 말의 다가 아니었단다. 언젠가는 꼭 들려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이렇게 애기할 수 있는 자리가 생겨 참 좋구나.   여진아, 고3은 누구나 거치고 지나가는 관문이란다. 어떤사람들은 고3 시절을 마치 어둠 속에서 빛을 찾아나서는 험난하고 고된 시기라고 비악하기도 하지만, 엄마 생각은 좀 달라. 고등학생으로서 해야 할 공부도 하면서 새로운 세상으로 나갈 발돋움을 하는 시기이기에 지금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해야 하고 다양한 세상을 접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단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바쁜 시기인 거지, 결코 공부때문에 바쁘게 지내야 한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고3이라고 교과서만 들여다보기보다는 틈틈이 좋은 영화와 좋은 책을 읽으면서 생각의 크기를 키워 곧 부닥치게 될 세상을 미리 만나 보는 기회도 만들면 좋겠다. 방법이야 많겠지. 엄마는 네 꿈과 상관없이 대학만을 향해 달려 나가기보다는 네가 정말 잘하는 것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어.   인정많고, 똑똑한 내 딸 너에게는 분명 남들보다 잘하는 무언가가 있단다. 그 길을 잘 닦으리라 믿는다. 그 길 옆에서 엄마가 열심히 기도해 줄게.   내 딸 앞에 펼쳐질 새로운 세상을 위해 엄마가 외친다. 우리 딸내미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