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5 호
발행일 : 2003-10-26
경찰직원과 전,의경이 자발성 갖고 복음화 위한 사도 되도록 지원해야
"교육국에서 말하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 원리는 경찰사목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경찰사목은 씨를 뿌리는 곳이지 수확하는 데가 아니다."….
경찰사목은 당장 결실이 보이는 사목이 아니라는 것이 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위원장 강혁준 신부) 사제단의 진단이다. 잦은 '출동'과 전근, 열악한 근무여건 등으로 모임 자체가 힘든 경찰사목 현장에서 가족미사(양천경찰서)와 각 지역별 연합행사, 피정 및 캠프, 야유회 등 프로그램을 통해 경찰복음화에 힘을 쏟아온 사제단은 지난 3년 사목활동을 이처럼 중간 결산했다.
그렇다면 현 경찰사목의 과제는 무얼까. 사제단은 한결같이 '경찰사목 제도와 시스템의 정착'을 꼽고 있다. 이미 지난 30년간 견고하게 뿌리를 내린 개신교계의 경찰선교 구조를 가톨릭에 맞게 바꾸고, 또 경찰 현장에서 종교의 가장 큰 덕목으로 꼽는 '인성 함양' 등을 소화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경찰내 가톨릭교우회 자체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는 것. 사회 구석구석 손길이 미치지 않는 데가 없는 경찰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사목회나 교우회를 조직하고 교회정신을 사회 현장에서 구현하지 않는다면, 사제단의 사목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피정을 기획해도 1개 경찰서당 적을 땐 2~3명, 많아야 6~7명이 참석합니다. 가족미사도 괜찮은데 어떤 경찰서에서는 가족이 함께 하는 걸 꺼려해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강제로 미사참례를 독려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내버려두기도 합니다. 사제가 끌고 가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경찰 신자 스스로 현실과 경찰사도직을 인식하고 스스로 끌어나가지 않는摸� 경찰사목은 불가능합니다."(우대근 신부, 서울 동서울지역 경찰사목 전담)
또 하나 과제는 각 지역 경찰서 및 전·의경 기동대와 인근 본당의 연계사목 문제. 각 지역 본당에서 경찰사목에 관심을 갖고 일정한 역할을 해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경찰사목 사제단은 이미 서울대교구 시노드에 '경찰사목지침서' 제정을 제안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경찰사목 지원사제단의 책임과 역할을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각 본당 사목회에 사회사목분과를 설치하고 이 중에 경찰사목 전담 평신도를 1명씩만 임명해도 경찰 선교 자원은 풍부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군종사목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의경 사목 또한 인근 본당과의 협력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찰 선교 재정문제도 사목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 중 하나. 현재 1억여원 안팎인 위원회 예산은 교구 재정과 경찰사목후원회 후원금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37개 경찰서와 5개 기동대를 사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서 후원회 활성화도 경찰사목의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와함께 경찰사목위원회는 '위원회'라는 기획분야(파트)이지 손, 발이 아니기 때문에 경찰사목 봉사자 인력 양성도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따라서 전·의경 교리교육과 유치장 사목 등과 관련해 활동할 봉사자 양성을 도맡게 될 '봉사자 교육센터'의 건립도 현안 중 현안이다.
지난 21일 '경찰의 날' 58주년을 지낸 경찰은 이제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 '국가 경찰제' 폐해를 막기 위해 자방자치제에 걸맞는 '자치 경찰제' 도입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경찰행정을 요구받고 있고, 이는 교회 경찰사목에도 인식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교정사목이 범죄자 사목이라면, 경찰사목은 그 범죄문제를 직접 다루는 경찰관에 대한 사목이다. 경찰 직원들이 하느님을 믿고 직분을 느끼고 복음화를 위해 살아가게 한다면, 경찰사목은 그 의미가 충분하다는 것. 따라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눈앞에 둔 경찰 복음화와 경찰 사목은 갈수록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최대식(경찰청·서서울지역 경찰사목 전담)신부는 이와 관련 "경찰직원과 전·의경이 신앙 안에서 자발성을 갖고 복음화를 위한 사도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도록 지속적 교육 등을 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지역민과 밀착된 경찰행정이 될 것이기 때문에 지역 본당 또한 경찰사목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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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경찰사목은 수확하는 분야가 아니라 뿌리는 분야여서 더욱 많은 관심과 지원이 요청된다. 사진은 지난 17일 서울지방경찰청 제4기동대서 주최한 경찰사목 행사에서 기도를 바치고 있는 전의경 대원들.
전대식 기자 jfaco@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