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우리신부님 단골집] 운허당 무예연구소
경찰사목위원회 | 2002-12-24 | 조회 1673
평화신문 701 호
발행일 : 2002-11-24
"사이비 단체 방송 유혹 물리치고 수도자처럼 무예수련에만 정성"... 몸보다 마음공부 강조, 성직,수도자 즐겨 찾아
‘무예’하면 격투기쯤으로 치부하기 일쑤다. 하지만 심무도(心武道)를 보급하는 이용원(49, 이냐시오, 서울 화곡본동본당) 운허당무예연구소장은 몸의 단련에 앞서 ‘마음 공부’를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강혁준(서울대교구 경찰사목위원회 위원장) 신부나 도현우·정성훈(서울 직장사목부) 신부 등 사제들은 물론 이선자(데레사, 전교가르멜수녀회) 수녀 등 남·녀 수도자들도 즐겨 찾는 무예도장이 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3동 대우전자빌딩 옆 평범한 상가건물 4층 운허당무예연구소. 30평 남짓한 공간에는 목검(木劍)과 목봉(木棒) 등이 가지런히 걸려 있고 칠판에는 수련기법을 설명하는 글이 적혀 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73학번 출신으로 36년째 무예의 길을 걷고 있는 이 소장은 우락부락하리라고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아주 온화하고 편안한 이미지.
“심무도를 많이 보급하려면 요즘 식으로 스포츠화, 레저화를 해야 하는데 무예의 본질적 모습은 그게 아닙니다. 더군다나 기공 수련을 통해 건강을 우상화하거나 홍콩 무술영화를 연상하며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많아 걱정입니다. 그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 분이 오면 한마디로 ‘하지 말라’고 합니다. 무예의 진정한 의미는 화해와 사랑입니다. 진정으로 강하다는 것은 상대방을 제압하고 구속하는 게 아니라 상대편을 진정으로 배려하고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이지요.”
70년대 후반 스승 김창석(59)씨로 부터 배운 이름 없는 무술은 이제 ‘심무도’라는 이름이 붙여졌지만 중요한 것은 명칭이 아니라는 이 소장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그저 평생 걸어가야 할 수련의 길일 뿐이기 때문. 이 소장이 체계적으로 정립한 심무도는 장법(掌法)을 기본원리로 삼아 보법(步法)과 신법(身法), 검법(劍法) 등 각 과목으로 나아간다. 특히 난초를 치듯이 부드럽고 언뜻 보기에는 우리네 춤사위와 비슷해 보이는 보법이 압권이다.
이 같은 매력에 최근 서울 대신학교에 심무도 동아리가 생겨날 정도로 인기를 끌자 이 소장은 요즘 심무도를 노인이나 여성에 맞게 변형시켜 명동성당 문화강좌, 무료양로원인 쟌 쥬강의 집, 성동노인종합복지관, 각 본당 노인대학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장애인 무예 지도도 구상 중이다.
이 소장을 추천한 강혁준 신부는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이비 단체나 방송 등의 온갖 유혹을 물리치고 거의 수도자처럼 무예 수련에 정성을 기울이는 분”이라고 말했다. 문의: 02-365-4478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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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지난 7일 서울 화곡동에 있는 무료양로원 쟌 쥬강의 집에서 10여명의 노인들에게 알맞게 변형된 심무도 무술을 가르치고 있는 이용원 운허당무예연구소장(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