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6 호
발행일 : 2000-12-10
‘민중의 지팡이’ 돌보는 ‘영적 아버지’
경찰병원·송파경찰서 전담 부임
성서공부 지도·신앙상담등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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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프지? 빨리 낫게 해달라고 같이 기도하자.”
근무 중 머리를 크게 다쳐 지난 5월 국립 경찰병원(서울 송파구 가락동 소재)에 입원한 의경 강경남(21·논노)씨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틈만 나면 병실에 들러 위로를 아끼지 않는 우대근(서울대교구 경찰사목 전담)신부. 자신의 쾌유를 위해 같이 기도하자는 우 신부의 말 한마디가 반년이 넘도록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그에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모른다.
경찰병원과 인근에 위치한 송파경찰서 교우회는 최근 경사를 맞았다. 우 신부가 이 두 곳을 담당할 경찰사목 전담사제로 부임한 것. 격무의 연속인 경찰 업무 특성 때문에 교우회가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그의 부임은 ‘가뭄 끝의 단비’와 같았다. 양쪽 교우회는 그의 부임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부임한 지 두 달이 갓넘은 우 신부의 1주일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1주일을 반으로 쪼개 송파경찰서와 경찰병원를 오가는 그에게 가장 큰 숙제는 송파경찰서 교우 모임의 활성화. 지난 95년 서울의 31개 경찰서 가운데 제일 먼저 발족한 송파경찰서 교우회지만 2, 3교대 근무와 잦은 외근 등으로 인해 모임이 흐지부지 돼왔다. 우 신부는 구체적인 활동에 앞서 사람들이 모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최근 목요일마다 점심 기도모임을 열고 있다. 초기라 참석 인원이 많지는 않지만 경찰사목의 기초를 다진다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곳 교우들은 우 신부가 부임해 전·의경 미사를 신설한 것을 가장 큰 변화로 꼽는다. 군종본당이 있는 군대에 비해 전·의경에 대한 사목은 그동안 방치되어 있다시피 한 것이 사실이다. 주일이 되어도 미사참례가 어려웠던 전·의경들이 이제 정상적인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제든지 찾아가 면담할 수 있고, 또 수시로 찾아와 고충을 물어보는 사제를 맞이한 송파경찰서 신자들은 든든한 ‘영적 아버지’를 만난 것처럼 기뻐하고 있다.
경찰병원의 교우들도 우 신부의 부임을 반겼다. 개신교나 불교 신우회의 적극적인 활동에 내심 기죽어 있던 이곳 신자들은 이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돼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입을 모았다. 우 신부는 당장 직원미사와 성서공부, 예비신자 교리반을 신설, 병원 복음화의 기치를 높이 올렸다. 곧 전담수녀도 한명 파견될 예정이어서 이곳 신자들은 기대에 부푼 상태다.
우 신부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다”며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유치장 방문이나 파출소 순회, 직원 피정 등 경찰사목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직접 부닥쳐 보니 열악한 환경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성실한 경찰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정상적인 신앙생활이 힘든 이들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전하는 경찰사목에 많은 관심을 갖고 후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남정률 기자】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