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8 호
발행일 : 2000-10-15
서울대교구 첫 전담사제 임명계기
지난달 서울대교구 사제인사 때 처음 경찰사목 전담사제가 임명된 것을 계기로 불모지나 다름없는 경찰 선교 및 사목에 좀더 많은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같은 지적은 군 선교는 군종교구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반해 업무의 속성상 군과 유사한 경찰의 경우 그 동안 한국교회 차원의 선교활동이 전무하다시피 했다는 현실에서 비롯된다.<관련 기사 4면>
경찰은 외견상 일반 직장과 비슷하지만 실질적인 업무 속성을 들여다보면 군인과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현재 15만여명에 달하는 경찰 가운데 대다수가 불규칙한 근무형태와 빈번한 근무지 이동, 그리고 주일근무 등으로 인해 신앙생활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군 생활을 대신하는 전경과 의경의 경우 군종교구에도 속하지 않아 군복무 기간 동안 신앙생활을 포기한 상태라고 할 정도로 방치돼 있는 실정이다.
가톨릭과 달리 개신교와 불교의 경찰선교 역사는 경찰의 역사와 같다고 할 만큼 오래됐다. 가톨릭의 경우 서울의 31개 일선 경찰서 가운데 겨우 송파경찰서 1군데만 경신실(경찰신부실)이 마련돼 있지만 개신교는 전 경찰서에 경목실을 갖추고 경찰선교에 주력하고 있다. 경목실마다 전담 목사와 상근 직원까지 둔 개신교의 열성적인 경찰선교가 거두는 효과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경찰서에 마련된 경승실을 통한 불교의 포교 역시 개신교에 버금갈 만큼 타종교의 경찰사목은 활성화되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뒤늦게나마 서울대교구가 우대근·강혁준 두 신부를 경찰사목 전담사제로 임명하고 본격적으로 경찰사목에 뛰어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15만 경찰에 대한 선교를 더 이상 방치하거나 미룰 수 없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은 시작 단계라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첫 발을 내딛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성과인 셈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신실의 강혁준 신부는 “새 술을 새 부대에 담는다는 심정으로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효과적인 경찰사목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면서 “우선 일선 경찰서의 교우회 결성과 교우회와 인근 본당의 자매결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사목이 빨리 제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인력과 재정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현재 임명된 2명의 사제가 사목하기에는 경찰조직이 방대할 뿐더러 군인과 똑 같은 수만명의 전·의경을 사목하기 위해서는 ‘초코파이 지원'도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강 신부는 “경찰사목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교구와 특히 경찰서 관할지구 차원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갓 출범한 경찰사목에 관심과 성원을 호소했다. 【남정률 기자】
평화신문 기자 pb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