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문 595 호
발행일 : 2000-09-24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 정례회의 주요 내용과 의미
7일 열린 서울대교구 사제평의회는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가 교구장 착좌 이후 강조해온 지구중심사목체제 정착, 본당 분할을 통한 선교 활성화, 특수사목 확대, 사제 재교육 등의 제반사항들을 실현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구장들이 의견이나 제안 형태로 교구장의 사제 인사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일차적으로 교구장 혼자서 효율적인 인사관리를 할 수 없을 만큼 사제수가 증가한 데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과거 '명예직'에 그쳤던 지구장들이 소신과 책임의식을 갖고 직무를 수행하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 동안 일부 성직자들 사이에서는 '지구장에게 실질적인 권한이 없는데 어떻게 지구중심 사목을 할 수 있느냐'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사제 인사권 참여 결정으로 지구장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됐으며 이는 지구중심 사목의 조기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번에 본당 8개가 동시에 신설된 것도 '작은 교회'를 강조해온 정 대주교의 소신에 기초하고 있다. 정 대주교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신자 3000-4000명에 본당 하나'를 강조해 왔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본당 중에는 2000명 미만의 본당도 두 곳이나 포함되어 있어 본당 체제가 소본당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교구에서는 앞으로도 본당 분할을 적극 독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이 같은 '도심속 소본당'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번 사제평의회에서 눈에 띄는 것은 특수사목의 확대다. 이번에 경찰사목 전담사제 2명과 환경사목 전담사제 1명이 임명됐는데 군종교구의 '군목(軍牧)'처럼 '경목(警牧)'사제가 임명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교구 직장사목부에 소속되는 경찰사목 전담사제들은 앞으로 서울시 및 경기도 일원 각 경찰서와 파출소에서 경찰관과 의경, 피의자들을 대상으로 사목활동을 전개한다.
이 같은 특수사목 확대는 그동안 사목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사람들에게 교회가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를 계기로 교구가 현재 추진중인 학교·유아사목 등 타 특수사목 진출이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번에 신설된 장기 사제연수 제도는 재충전에 목말라하는 사제들의 숨통을 트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제연수 제도는 서품 15∼25년차에 해당하는 중년 성직자 100여명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프로그램으로 이번에 1차로 7명이 연수 대상자로 선정됐다. 대상자들은 오는 25일부터 12월16일까지 경기도 의정부 '은총의 집'에서 생활하면서 성서묵상, 강론, 영적지도, 사제 영성 등의 교육 및 해외성지순례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된다.
그러나 이번 연수 참가자 7명 가운데 15∼25년차 중년 사제는 2명에 불과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구에서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사제연수 프로그램인 만큼 중년 사제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우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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